아이의 산만함, 그냥 기질일까요? (distracted child behavior)
유치원에서 집중 수업을 할 때, 딴청을 부리거나 자꾸 주변을 기웃거리는 아이. 집에서도 숙제나 책을 보다가 자주 자리를 뜨거나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때 부모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됩니다. “혹시 우리 아이, 주의력이 부족한 건 아닐까?” “산만한 성격이라 수업 따라가기 어려운 건 아닐까?” 하지만 모든 산만함이 문제 행동이나 주의력 결핍(ADHD)의 신호는 아닙니다. 이 시기 아이의 산만함은 기질과 환경, 그리고 발달 속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산만함은 ‘관심이 많은 아이’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distracted child behavior
많은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하고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눈앞의 것보다 옆에서 나는 소리, 친구의 움직임, 선생님의 옷 색깔 같은 ‘자잘한 자극’에 쉽게 끌립니다. 산만해 보이는 행동은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있다는 표현일 수 있죠. 부모가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왜 이렇게 집중을 못 해?”, “또 딴 데 보네” 하고 지적하면 아이는 점점 위축되거나, 자존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먼저 ‘산만함의 이유’를 이해하려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집중력은 훈련보다 환경이 먼저입니다
child focus support
아이의 집중력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과제를 할 때 TV가 켜져 있거나 장난감이 가까이에 있으면 아이의 뇌는 계속해서 자극을 받게 됩니다. 또한, 시간 개념이 아직 미숙한 유아는 “10분만 집중해봐”라는 말보다 “이 그림 한 장만 다 끝내보자”처럼 명확하고 단기적인 목표 제시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조용히 해’, ‘집중해’라는 말보다 아이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적보다 함께 경험하는 집중을 만들어 주세요
supporting distracted children
아이에게 “산만하다”는 말을 자주 들려주면 아이 스스로 ‘나는 집중을 못하는 아이’라고 믿게 됩니다. 이보다 더 무서운 교육은 없습니다. 산만함을 지적하기보다, 함께 집중하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함께 앉아 책을 읽거나, 블록을 조립하거나, 퍼즐을 맞추며 “와, 지금 정말 잘하고 있어!”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하게 해주세요. 또한, 짧게 집중한 뒤 “이제 잠깐 쉬자”라고 말해 집중과 휴식의 균형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아이의 뇌를 훈련시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마치며
산만함은 결핍이 아니라 가능성입니다. 아이의 관심이 넓다는 건 그만큼 세상을 향한 감각이 활발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부모가 “왜 못하니” 대신 “어떻게 도와줄까”라는 시선으로 바뀌는 순간, 산만함은 차츰 집중력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통제보다 이해, 지적보다 환경, 그리고 혼내는 시간보다 함께 몰입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아이가 또 집중을 못했다면 그 순간을 꾸짖기보다 함께 앉아 조용히 5분만 무엇인가를 해보세요. 그 5분이 쌓여 아이의 집중력은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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